신현철/국제정치 평론가

최근 송환법 반대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홍콩 시위 및 신장 위구르 관련해 국제정치 평론가인 신현철 선생 글입니다. 근본주의적 입장에서 ‘제국 본영으로서의 미국’ 의도와 그 지정학적 의미를 분석하고 있습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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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동아시아 지배 전략을 찾는 파락호*들은 어떻게든 중국을 망가뜨리고 싶어한다. 사실 ‘빚더미 자본주의’와 야매 화폐 ‘딸러’를 마구 뿌려대며, 노동 대중의 실질 임금을 끝도 없이 하락시키면서 야바위로 운영되는, 미국의 금융원리 하나만 제대로 이해해도 지금 일부 홍콩시민들이 성조기를 흔들며 시위를 하는 것이 얼마나 ‘남 좋은 일’하는 것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과연 저런 투쟁이 홍콩인들에게 어떤 이익(혹은 불이익)을 안겨다 주는가 하는 문제에 천착해 보아야 한다

*파락호:재산이나 권력이 있는 집안 자손으로 집안의 재산을 몽땅 털어먹는 난봉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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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파락호 전략가들은 지금 중국에 대해 ‘정확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들의 구체적 고민과 정책 방향은 뭘까…? 대단히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단순히 미 중 양 제국 간 문제로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심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 경제 하위 파트너가 되어버린 지 오래인 우리 경제가 ‘중국 의존적 구조’임을 염두에 둔다면,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지 않기 위해서는 홍콩 돌아가는 상황을 그저 강 건너 불구경으로 볼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홍콩을 둘러싼 미 중 간 갈등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우리 이익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계산기를 빠르게 뚜드려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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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을 전복시키려고 하는 ‘근본적 이유’는 뭘까……? 간단하다! 중국이 지금처럼 국가 주도 방식 경제발전 모델을 통해 중화 경제권 영토를 끝도 없이 팽창시키게 되면 초국적 금융이 약탈할 공간이 그만큼 협소해지기 때문이다. 이게 왜 문제인가 하면…. 중국 시장 점유 확대로 인해 미국 제국 초국적 기업들의 비즈니스 공간이 ‘중국 내에서’ 협소해지는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중국과 경제적 접촉을 하는 ‘중국 외부’ 제3세계 국가들이 슬금슬금 ‘중국식 경제발전 모델’을 이식하거나 빌리려는 ‘확산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는 그간 지배적 위치를 점유해왔던 서구 글로벌 맘몬 과두들이 짜온 경제 지배 네트워크를 심대하게 손상하는, 대단히 불쾌하고 위협적인 움직임이 아닐 수 없다.

*맘몬: 부, 재물, 소유라는 뜻으로, 하느님과 대적하는 우상 가운데 하나를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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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미국 전략가들에게는 중국이 그간 해온 국가주도 방식 경제발전 모델을 포기하게끔 하는 게 1차적 목표로 부상하게 된다(우리는 1997년 IMF 경제 침공 이후 이와 같은 ‘개발독재 모델’이 최종적으로 붕괴했다). 따라서 그들은 중국에 대항해 ‘경제 전쟁’을 개시했으나 중국에 그다지 커다란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 관세를 둘러싼 미 중 경제전쟁에서 중국은 미국에 비굴한 양보를 하며 딜을 치기에는 이미 너무 그 규모가 ‘자이언트’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국은 차라리 트럼프 행정부에 카운터펀치를 날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고 나름 자구책을 정교하게 마련하고 “할 테면 해봐라!”라는 식으로 응전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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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공격에 대응해 국내 공장들을 해외로 이전할 계획을 이미 갖고 있다. 국내 공장에서 제품과 기술을 업그레이드해 새로운 시장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역설적인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경제전쟁 도발로 인해 오히려 미국을 곤경에 빠뜨릴 중국을 강화해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와 더불어 중국 당국은 국내 경제에 현금을 대량으로 풀어 소비를 진작시키고 그리하여 ‘무역 충격’을 줄이려는 계획도 더욱 박차를 가하는 실정이다. 달리 말해 미국은 경제전쟁을 도발함으로써 중국 경제에 흠집을 내려는 원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중국 경제 궤도를 점점 더 탈미로 향하게 해 그간 미국 의존적 수출공장 구조에서 벗어나 자기 완결적 중화 경제 비전을 완성하게끔 도와주고 있는 꼴이 된 것이다.

미국이 중국을 해치려고 하면 할수록 중국은 그만큼 ‘무소 뿔처럼 혼자서 가게 되는’ 아주 기기묘묘한 상황이 되어 버리는 구조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 ‘숨은 은자’처럼 ‘선행’을 베풀고 있는 상황이 지금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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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거인인 알리바바 창업자 잭 마(Jack Ma)는 중-미 무역 전쟁의 역동성이 승패의 결과를 드러내기까지는 앞으로 20년은 족히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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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엔요 아마도 이 전쟁은 20년 동안은 지속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엉망진창 난투극’이 되겠죠! 그러나 글쎄요…. 누가 승자가 될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미국이 될 수도 있고 중국이 될 수도 있겠죠. 그러나 20년이면 중국 한 세대가 주택담보대출 융자를 모두 갚고 그들 자녀들이 대학을 졸업하기에 충분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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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말인가…? 이 말은 결국 중국이 무역전쟁으로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얘기를 우회적으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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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하지만, 미국 금융제국은 지정학적으로 중국을 압박해 일대일로라는 ‘글로벌 중화 협업경제망’을 산산조각내고 싶어한다. 미국이 그간 티베트와 신장 위구르 지역의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해 그토록 각별히 신경을 쓰는 이유도 다 거기에 있다. 미국에는 언제나 ‘개입의 꼬투리’가 필요하며 그것은 반드시 “민주주의”와 “인권”으로 표출된다. 자국에도 없는 것을 타국에 강요하는 엽기적 발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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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티벳에 달라이 라마를 이용해 티벳이 분리독립하는 것을 부추긴다. 서구언론 마피아들은 티벳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엄청난 유혈 식민 지배나 받는 것처럼 묘사하면서 세계 사람들에게 티벳 분리독립을 ‘당위’인 것처럼 계속 주입하려고 노력한다. 티벳은 ‘서장(西藏)’이라 불리는데 이는 ‘서쪽의 보물’이라는 뜻이다. 미국의 초국적 약탈 피라냐들이 군침을 뚝뚝 흘릴만큼 자원도 많고 지정학적 위치도 그만이다. 미국이 행여라도 티벳을 움켜 쥐게 되면 중국은 과거 악몽인 ‘반식민지 상태’로 전락할 확률이 아주 높아진다. 그렇게 되는 건 시간 문제다. 미국 입에서 “민주주의”니 “인권”이니 하면서 흘러 나오는 피리 소리는 알고 보면 ‘피의 살육’을 부르는 곡성일 뿐이다. 1990년대 유고 연방쪼개기 과정을 보면 이를 금방 알 수 있다(이는 다음 기회에 자세히 다룰 것이다. 발칸의 유혈교향곡을 오케스트라처럼 지휘한 ‘정치적 카라얀’이 누구인지 추적해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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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위구르 지역은 어떤가? 여기도 마찬가지다. 위구르에 여자 달라이라마 같은 존재가 레비야 카디르(Rèbǐyǎ Kǎdé’ěr)이다. 미국은 그녀를 “위구르인의 대모”라고 추켜 세우며, 하루 빨리 위구르 민족이 “중국 압제”에서 해방되어 ‘동(東)투르키스탄’이라는 이슬람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고 꽹과리를 쳐대고 있다. 마치 대단히 소수민족을 위하는 것처럼 ‘쑈’를 하면서 말이다.

“위구르의 잔다르크” 레비야 카디르를 다룬 책이 국내에서도 출간되었는데, 『하늘을 흔드는 사람 – 위대한 지도자 레비야 카디르의 도전과 투쟁』(2009)이 그것이다. 이 책을 읽노라면 중국은 지구상에서 없어져야 할 ‘불량국가’가 되며 위구르인들의 독립을 지지하는 미국은 ‘천사국가’가 된다. 지정학적 ‘인지 부조화’를 야기시키는 도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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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럴 리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신장 위구르 지역이 미국 바람대로 ‘동투르키스탄’으로 독립되어 미국 가신 국으로 편입되면 중국은 그날로 공중분해가 시작된다. 일대일로 이런 거 모두 깡그리 파탄난다. 게다가 이 지역과 접경해 있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파키스탄, 몽골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신장 위구르 지역이 러시아 바로 밑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는 유라시아 국가들에게는 ‘미국 알박기’에 다름 아니다. 이는 가히 ‘지정학적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지도를 보라. 신장 위구르 지역과 티벳은 국경을 접해 암수 한 몸처럼 붙어 있다. 만약 이 두 곳이 미국 손아귀에 넘어가게 되면 중국과 러시아는 그날로부터 ‘몰락의 길’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미국 바로 밑에 있는 쿠바와는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영토를 가진 서장과 신장은 중국에게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쳐 놓은 ‘분리장벽(The Separation Barrier)’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중국인들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처럼 고사(枯死)될 운명에 처하게 될 것이다. 고사될 것이라는 내 주장은 절대 과장된 것이 아니다. 중국이 서진(西進)을 못하게 되면 즉 중앙아시아 국가들을 거쳐 터키, 이란 그리고 유럽으로 가는 길이 모두 막히게 되면 중국은 존립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티벳과 신장 위구르 지역에 대한 미국의 분리 공작은 어떤 일이 있어도 포기할 수 없는 대중국 전략의 핵심 사업이 되는 것이다. 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으며 최대한의 밀착 탐구가 요구되는 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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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홍콩이 있다. 지금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국 입장에서 봤을 때 대단히 성공적인 중국 흔들기 공사는 위 같은 맥락에서 보건대 정체성을 이용한 ‘하이브리드 전쟁(Hybrid Warfare)’을 통해 중국 내부를 균열시키고 주권국가 단일성을 파괴하여 체제를 붕괴시키자는 목적을 가진 것이 명백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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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위에서 잠깐 언급한, 미국이 90년대 유고슬라비아 해체 작전에서 단단히 재미를 봤던 바로 그 기법이기도 하다. 다른 인종, 다른 종교, 다른 정체성을 가진 집단에 파고 들어가 얼마든지 통제할 수 있고 관리 가능한 잠재적 갈등 요소를 끄집어내 이를 최대한 증폭시킴으로써 상호 반목과 증오 그리고 급기야 유혈 내전으로까지 연결하게 하는 싸움의 기술이다. ‘서구 (인권) 민주주의 종교’에 함몰된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정치 기법이다.

이처럼 지정학적 관점에서 홍콩 사태를 보면 금세 ‘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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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중국 당국은 미국이 시도하는 이러한 자국 해체 공작에 어떠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가가 궁금해진다. 중국은 바보가 아니다. 그들도 준비하고 있다. 그것도 ‘단단히’ 준비를 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달 8일에 홍콩 바로 맞은 편에 있는 선전(심천, 深圳)시를 2020년까지 ‘국제 혁신 도시’로 만들고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를 위한 모델 도시’로 만들고 2050년까지 “경쟁력과 혁신과 영향력을 갖춘 국제 표준 도시”로 만들겠다는 정책안을 발표했다. 이에 더해 중국 당국은 선전과 홍콩 그리고 마카오를 하나의 금융시장으로 통합하겠다는 계획안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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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매체들은 이러한 계획을 지금 현재 홍콩이 누리는 있는 금융 허브 지위를 박탈해 이를 선전시로 이양하겠다는 말로 해석해 경악하고 있다. 말썽 피우는 홍콩에 대한 ‘베이징의 보복과 응징’으로 보는 것이다. 물론 중국 당국의 ‘선전 정책(Shenzhen policy)’은 일차적으로는 홍콩을 엿먹이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사회주의 중국이 ‘세계 최고 최첨단 도시’를 건설해낼 수 있는 역량이 있음을 세계만방에 과시하려는 의도도 다분히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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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들아, 똑바로 보아라, 중국은 이제 이런 엄청난 울트라 포스트모던 최첨단 혁신 도시도 너끈히 건설해낼 수 있는 ‘역량국가’가 되었단 말이다!! 중국의 소수 민족들(티벳과 위구르)도 똑바로 보아라, 앞으로 홍콩처럼 중국의 통합성을 파괴하고 사려 깊지 못한 폭력 행동을 하게 되면 도시 자체가 통째로 패싱당할 수 있다는 교훈을 마음속에 새겼으면 한다. 베이징 지도부에게 ‘엉 까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똑바로 보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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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까다’는 강원도 사투리로 “자신의 위치나 형편을 망각한 채 함부로 날뛰며 까불고 대들고 남에게 시비를 걸다”는 뜻이다.

중국 지도부는 ‘엉까는 도시’에게는 몰락만이 기다리고 있음을…. 따라서 “앞으로 알아서 똑바로 하라!”는 말을 중국 소수 민족에게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로써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홍콩의 쇠락’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는 전 세계 여행사들이 몰락해가는 홍콩을 여행하기보다는 부상하는 선전을 여행할 것을 권할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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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을 보는 우리의 눈은 협소하기 이를 데 없는 [독재 vs. 민주] 구도를 버리고 ‘지정학적 메타정치학’으로 향해야 할 것이다. 그건 마치 “아랍의 봄”을 [독재 vs. 민주] 구도로 보면 아무 교훈도 얻지 못하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