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13%를 얻었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이낙연 국무총리(20.2%), 황교안 한국당 대표(19.9%)에 이은 3위로 올라선 것이다. 1, 2위와 격차도 그리 크지 않았다. 4위 이재명 경기도지사(6.0%)를 멀찍이 따돌렸다. 조 장관의 차기 여론조사 등장은 한 달 남짓이다. 짧은 시간에 가히 파죽지세라 할 만하다. 여론조사는 오마이뉴스 의뢰로 리얼미터가 실시했다(이하 여론조사 관련 구체적인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4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는 조 장관의 선호도가 5%로 나타났다. 이 총리(22%), 황 대표(17%), 안철수 전 바른미래 공동대표·이 지사(7%), 심상정 정의당 대표(6%)에 이은 6위다. 조 장관은 1, 2위와 격차도 컸고 8명이 겨루는 한자릿수에 머물렀다. 비슷한 시기에 조사된 여론조사에서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나. 갤럽과 리얼미터 여론조사 중 어디가 더 정확할까?

갤럽과 리얼미터 격차는 조사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갤럽은 전화면접조사, 리얼미터는 ARS(자동응답 조사) 방식이다. 조 장관은 ARS 여론조사에서 왜 높게 나왔나. ARS는 노출 빈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언론 노출이 많을수록 선호도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한다.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9월 4주에 시행됐다. 조 장관이 일주일 내내 화제가 됐던 시기다.

ARS는 전화면접조사와 달리 자신의 본심과 다르게 응답할 수 있다. 면접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물어보면 속마음과 반대로 응답하기 어렵다. 잘 훈련되어 있지 않으면 거짓말에 능숙할 리 없기 때문이다. ARS는 죄책감 없이 전화기 버튼을 누를 수 있다. ARS는 통상 전화면접보다 상대적으로 자신 의견을 감출 수 있다. 반대 경우도 있다. 탄핵 국면에서 대구·경북 전화면접조사 탄핵찬성은 7,80% 수준이었다. ARS는 50% 내외에 머물렀다. 탄핵 분위기 때문에 면접원에게 찬성한다고 응답한 것이다. 반면 ARS는 주변 눈치를 볼 필요 없이 탄핵반대 버튼을 누를 수 있었다.

응답률도 갤럽과 리얼미터 조 장관 격차가 생긴 원인이다. 갤럽 응답률은 17%, 리얼미터는 5.6%이다. 응답률이 낮으면 적극 지지층 참여가 활발한 인물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조 장관 논란은 범진보-범보수 진영 대립으로 전환됐다. 조 장관은 범진보의 대표처럼 되어 있다. 조 장관 지지층이 ARS에 활발하게 응답한 것이다. 범진보 진영의 다른 정치인 지지자 일부가 진영 간 대립 열기에 조 장관 버튼을 눌렀을 가능성도 있다.

여론조사는 사람들 생각을 데이터로 표현한다. 사람들은 데이터를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거짓말이 섞여 있다면 그것은 반 데이터인데도 말이다. 민심과 다른 여론조사도 반복으로 발표되면 실제 여론이 될 수 있다. ARS는 전화면접조사에 비해 이런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

조 장관 차기 여론조사는 갤럽이 더 정확할 가능성이 크다. 조 장관 지지층은 어느 세대인지, 어느 지역인지 아직 모호하다. 2030은 조 장관에 부정적이다. 호남은 이 총리에 쏠려 있다. 민주당 지지층은 10여 명 이상 정치인들에게 나뉘어 있다. 지금까지 발표된 전화면접조사에서 조 장관은 대부분 5% 이내로 나왔다.

일요서울i(http://www.ilyoseoul.co.kr) 2019-10-04 일자에 실린 글입니다.

엄경영/발행인, 시대정신연구소장